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서 용 규
책을 읽는 것은 나와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타인을 통해 나를 만나는 동시에 내가 속한 세계를 만나는 일이다. 그러므로 책 읽기는 나와 다른 나, 타인 너머의 타인, 그 있음직한 세계의 상상이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두 편의 주제가 사실 여부를 떠나서 처절하고 괴로운 질곡의 우리 근현대사를 다루고 있어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데, ‘살아남지 못한 자들의 책 읽기’(박숙자, 푸른역사)는 그 질곡의 세월 한가운데를 관통하며 아픔을 안고 살아야 했던 젊은이 들이 어떤 방식으로 무질서한 세계를 살아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해방 이후부터 1970년대까지 시대와 불화했던 청년 4명의 '책 읽기'에 주목한다.
이념 과잉의 시대 속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였던 최인훈의 소설 『광장』의 주인공 ‘준’, 혁명 속에서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을 들어야 했던 김승옥 소설 『환상수첩』의 ‘정우’, 차별 속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한국 현실에서의 여성을 대표하는 소설가 전혜린,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몸부림 치던 전태일이 바로 그 청년들이다.
이들은 국가와 언어, 성별과 노동의 한복판에서 벌거벗은 자들이였다. 그럼에도 그 중심에서 살고 싶었던 삶을 꿈꾸며 책을 붙잡았다.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했다.
책은 한 시대를 보여주며, 독서문화는 그 시대를 읽어내기에 아주 유용하다.
해방이후의 역사 속에서 같이 살아갈 세상을 읽어낸 이들, 그렇게 첵 너머의 세상을 상상하며 읽어낸 이들, 우리 역사는 이들이 읽어낸 만큼의 역사이다.
우리 현대사의 아물지 않은 흔적들...
새로운 세상을 알기 위해, 그리고 길 없는 길을 가기 위해 그들이 붙잡을 것은 책밖에 없었다.
책머리에
1. 국가, 난민, ‘준’
2. 대학생, 가만히 있어라, ‘정우’
3. 여성, 한국적 현실, ‘혜린’
4. 소년, 법과 밥, ‘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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