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사서 친구가 함께 밥을 먹으러 가거나, 물건을 사러 갈 때 그리고 재미있는 장소에 가게 되면 문 앞에서 서서 골몰하게 생각에 잠겨요. 길게는 아니고, 한 1분 정도? 그 모습이 궁금해져, 물어보게 되었어요. “왜? 무슨 일이야?”하고. 친구가 말하길, 최근 알게 된 사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여기를 올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는 거예요. 평소와 다른 느낌에 다시 한번 물어보니, 그 사서 친구가 휠체어를 탄다는 거였어요. 그 이야기를 나눈 이후로, 우리는 만날 때면 종종 둘러보게 되었어요. 여기는 경사로가 있는지, 이 경사로는 경사가 급해서 실제로는 사용하기 힘들겠다든지, 문턱이 있는지 등을요.
「오늘도 구르는중」은 표지 그림에서도 볼 수 있듯이, ‘휠체어 위 유튜버 구르님의 단단한 일상’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이야기’라지만 사실 ‘실화’에 가까워요. 이야기 속의 지우는, 작가 본인의 이름에서 따왔으니까요. 이 책을 읽으며 흥미로웠던 점은 이 한 권의 책이 저는 한 통의 편지 같았다는 점이에요. 책의 차례만 살펴봐도 알 수 있어요! 시작은 ‘너에게 건네는 인사’로, 끝은 ‘너에게 건네는 작별 인사’로 끝나요. 마치 11살 지우가 저에게 계속해서 이야기를 건네는 것처럼, 편지를 부치는 것처럼 말이죠.
‘우리, 서로의 경험을 나눠 보면 어떨까?
네가 ’너‘일 때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많이 발견하게 될지도 몰라.
우리가 친구가 되려면 어떤 것이 더 필요한지도 알 수 있을 거고
문제가 되는 것은 직접 바꿔 볼 수도 있겠지.
우리, 좋은 친구가 되어 보지 않을래?’
조금 더 많은 어린이들이 자신의 다름을 편히 받아들이길 바라며, 책을 썼다는 작가를 저는 응원하고 싶어져요! 사서인 제가 작가를 응원하는 방법은 이렇게 책을 추천하고, 소개하는 것이랍니다. 게다가, 재밌어요. 김지우 작가는 글을 참 재밌게 잘 써요. 여러분도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책을 덮고 나면 생각해 보는 거죠. 저기 저 건물은 휠체어가 편히 들어갈 수 있을까? 우리 함께 읽고, 생각해 봐요!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최혜미
글 : 김지우
휠체어가 굴러서 ‘구르님’. 김지우보다 익숙해진 이름으로 유튜브,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한다. ‘구르는’ 삶에 대해 할 말이 많아서 영상을 만들고 글을 쓴다. 쓴 책으로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 《오늘도 구르는 중》, 《우리의 목소리를 공부하라》(공저)가 있다. 내버려두면 몇 시간이고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잘 말하기 위해 잘 듣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하여, 홀로 구르는 외로움을 해소하고자 구르는 언니들을 만났다.
그림 : 이해정
대학에서 시각 디자인을 공부하고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려 오고 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어슬렁어슬렁 동네 관찰기』가 있고, 그린 책으로 『딱 한마디 미술사』 『소녀와 소년, 멋진 사람이 되는 법』 『옷, 잘 입는 법』 『이상희 선생님이 들려주는 인류 이야기』 『어린이 페미니즘학교』 『지구를 위해 달려라, 로보틱스』 『마이너 도사의 쓰레기 줄여줄여법』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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