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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축복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축복
  • 저자 : 캉쎄르 린뽀체 지음 ; 한수희 옮김
  • 출판사 : 그린비
  • 발행연도 : 2023년
  • 페이지수 : 294p
  • 청구기호 : 군 229-ㅋ384ㅇ
  • ISBN : 9788976828415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손지훈

 

오늘 소개할 책은 탐욕에 관한 불교도 저자의 이야기다. 책은 티베트 불교 계파의 고명한 스님이 적었다. 일견 난해할 것 같지만 종교가 없는 사람도 읽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쓰여 있다. 또한 불교 색채가 짙지 않기에 불교를 믿는 사람이 아닌 누구라도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불교에서는 삼독이라 하는 3가지 번뇌(마음의 갈등)가 있다고 한다. 그중 하나가 책의 주제인 탐욕이다. 이러한 번뇌는 불교가 추구하는 깨달음(열반, 해탈)을 방해하는데, 불교적 깨달음이 아니라도 인생을 살아가며 누구나 겪는 심적 어려움에 해당하기에 누구든 읽으면 좋을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욕구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원하는 게 너무 많으면 문제가 됩니다." -p.16

 

저자는 이러한 탐욕을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여야 할지를 책 전반에 걸쳐 말하고 있다. 탐욕의 필요성을 이해하면서도, 탐욕의 어떠한 면모를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들려준다. 다양한 사례와 이야기 가운데는 종교적이기에 가능한 것 아닌가 싶은 부분도 있지만 충분히 고려하며 볼 수 있는 정도이다. 이야기들을 통해 탐욕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더라도, 탐욕에 매몰되지 않길 바라는 작가의 의도를 느낄 수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여러 문제가 탐욕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나의 경우 탐욕이 가지는 순기능도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과해서 좋을 게 없다는 저자의 말에는 십분 공감하는 바이다. 책을 읽으며 개인의 노력이나 선택이 어쩌면 다른 이들의 인정을 받기 위한 욕구는 아니었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이처럼 책을 통해 자신이나 사회를 돌아보며, 각자의 탐욕에 대해 정리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타인이 자신을 평가하고 자신의 가치를 결정하게 하며, 해내지 못하면 자신은 별로 행복하지 않다고, 삶이 행복하지 않다고, 인생이 진부하다고 생각합니다." -p.122

 

주제는 탐욕에 대한 이야기지만 결국 책의 모든 것은 행복한 삶에 대해 말하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탐욕을 조금 걷어 내기만 하면, 탐욕에 관한 시각을 달리해보면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작가의 메시지가 책에 계속해서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최근 주목 받는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 책의 내용이 쇼펜하우어의 이야기나 철학과 똑같지는 않지만, 행복에 대한 접근이나 소유, 욕심, 타인의 평가에 관한 이야기가 쇼펜하우어의 말들과 상당 부분 비슷한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동양 철학과 불교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니 공통분모가 꽤 있는 게 사실일지도 모른다.

 

"행복은 외적인 소유나 소득과 꼭 정비례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 핵심은 그보다 더 중요한 것들에 있습니다." -p.42

 

"진짜 행복을 모르면 돈에 집착한다. 행복을 누릴 능력이 없는 사람은 마음을 모두 돈에 바친다.“

- 쇼펜하우어의 말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가나모리 시게나리 엮음 / 빅피쉬/ 2024 / p.106

 

책의 표지 뒷면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다. '제대로 만족하는 삶을 살기 위한 탐심(貪心) 사용 설명서' 그렇다. 우리는 탐욕을 우리의 삶에서 완전히 떼어낼 수 없다. 그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탐심을 다스려봐야 한다. 탐욕에 잡아먹힌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표지의 소개처럼 책은 '만족'하는 법을 깨우쳐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짧은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나는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제목을 깨닫지 못했지만, 여러분은 다를 수 있다. 축복 혹은 축복까지는 아니어도 작게나마 자신 안의 탐욕을 다스리는 법을 책을 통해 얻길 바란다.

 

"우리는 인생에서 각자 다른 시험지에 답을 써야 하는데 다른 사람의 답을 몰래 베끼려고만 합니다. 정말로 시험을 마무리하고 높은 점수를 받고 싶다면 남의 것을 베끼지 말고 자기의 본색에 충실하여 진실한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합니다." -p.183

 

저자 소개 (저자: 캉쎄르 린뽀체)

 

캉쎄르 린뽀체는 네팔의 히말라야 지역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땐즨 츌팀 빨댄(Tenzin Tsultrim Paledn)이다. 15세기에 성립하여 인도 날란다 대학의 문화와 지식을 전승한 법맥인 겔룩빠 전승의 제8대 캉쎄르 린뽀체이다. 겔룩빠 전승은 티베트의 제4대 종파 중 가장 큰 법맥이다. 저자는 스님들에게 가르침을 내리며, 네팔과 인도 등 여러 지역에서 불교를 가르쳐 왔다. 직접 설립한 네팔 카트만두의 승원과 세계 각지의 재단을 관장하면서 영적 스승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도, 네팔, 베트남, 대만, 미국, 한국 등 다양한 나라의 불교센터를 통하여 대중에게 불교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목차

 

추천사 _ 달라이 라마

한국 독자들에게 _ 캉쎄르 린뽀체

1장 한도 끝도 없는 욕망

2장 더는 타인의 기대를 짊어지지 말자

3장 소유는 언제나 갖고 싶은 것보다 적은 법

4장 긍정적인 태도로 두려움을 대면하는 법

5장 마음의 탐욕을 직시하자

6장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것이 때로는 행운일 수 있다

7장 탐욕을 극복하는 효과적인 방법

8장 당신은 생각보다 훨씬 부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