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부정적인 느낌이 듭니다. 외부로부터의 침입을 막고, 우리와 다른 존재를 나누는 경계가 장벽이라고요. 하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장벽들은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유명한 중국의 만리장성은 외부로부터 적이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어졌습니다. 반대로 폴란드의 바르샤바 게토 장벽은 내부의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지어졌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가 유대인들을 장벽 안에 가두기 위해 만든 것이지요.

아주 오래전 기원전 8300년에 만들어진 예리코 장벽은 너무 오래전에 만들어진 장벽이라 정확한 건설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홍수가 자주 일어났던 지역이라 홍수를 막기 위해 지어졌다는 주장이 있죠. 인도의 그레이트 헤지는 길러진 장벽입니다. 선인장과 대나무로 만들어진 장벽이죠. 이 장벽은 세금을 거두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돈을 벌어주는 장벽이었던 것이죠.

이외에도 책에서 소개하는 많은 장벽은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만들어졌습니다. 장벽이라고 하면 단순히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정말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시대와 지리에 따라 장벽이 지어지는 이유가 다르죠. 이 책을 통해 장벽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역사, 지리,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 미래의 장벽 등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해 보는 경험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김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