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손지현

<다정한 거인>은 고래가 어떻게 신비로운 존재에서 상업적 착취의 대상으로, 그리고 이제는 지구 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정한 거인’으로 재조명되었는지를 이야기한다.

고래는 한때 신화와 전설 속에서 경이로운 존재로 숭배되었고, 바다의 신비로운 상징이기도 했다. 그러나 과학의 발전에 따라 인간이 고래를 해부하고, 그들의 구조를 파악하면서 고래에 대한 신비한 이미지가 점차 사라지게 된다. 더 이상 신비한 존재가 아니게 된 고래는 18세기와 19세기, 특히 포경 산업의 등장으로 상업적 착취의 대상이 되고 만다. 고래는 거대한 몸집과 뛰어난 지능 덕분에 경제적 가치가 높은 자원으로 취급되었고, 그들은 대량으로 사냥되기 시작했다. 불행하게도, 포경 산업으로 인해 멸망하여 더 이상 지구에서 볼 수 없게 된 종도 있다.

저자는 고래에 대한 연구가 쌓여가면서 그들이 감정과 자의식을 가진, 매우 복잡한 생명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고래는 이제 바다를 떠도는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중요한 생태적 역할을 하는 존재로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최근의 연구들은 고래가 기후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고래는 탄소 순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그들의 '노래'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넘어 지구의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고래는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위해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 여겨지게 되었다.

“고래 사체는 암흑의 바다에서 생명을 품은 우주가 된다. 지구에서 가장 큰 생명체인 대왕고래의 우주는 10년 이상 지나서야 마침내 뼈만 남게 된다. 신비롭지 않은가?” -p.378

이 책은 고래의 생태적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고래 보호를 통해 환경을 지키고 궁극적으로는 우리 자신을 지킬 수 있다는 교훈을 전달한다. 고래의 존재와 행동이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인간과 고래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관계를 이해함으로써, 고래 보호의 중요성은 윤리적 선택이라거나 단지 동물의 생명을 지키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는 점을 선명하게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