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최혜미
‘난 독고빌라 이웃들이 너무 싫어!’
빌라 근처에서 담배를 피우는 담배 아저씨도, 성이 독고이고 이름이 철이인데 고철이라고 부르는 빼빼 할아버지도, “끙!끙!” 앓는 소리를 내는 끙끙 할머니도! 매일 소란스럽기만한 빌라가 철이는 싫습니다. 부모님께 넌지시 아파트로 이사가자고 말을 꺼냈지만, 할아버지가 물려주신 이 빌라를 떠날 수 없다고만 해요. 하나같이 이상한 이웃들이 철이는 너무 싫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빌라 근처에서 응급차를 보게 됩니다. 하얀 천에 덮여 누군가 들것에 실려 가던 것도요. 그날 저녁 엄마는 괴로운 표정으로 이야기합니다. 301호 빼빼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것을요. 그날 이후 철이의 마음 한편에는 그 순간이 자리합니다. 어떤 죄송함, 어떤 후회로 말이지요.
시간은 흐르고 흘러, 학교 수업 시간. 철이네 반은 ‘나는 우리 가족을 이렇게 돕고 있어요’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갑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등 친구들의 이야기가 이어지다 혼자 살고 있는 ‘1인 가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게 됩니다. 마침 선생님은 이야기하죠.
“맞아요. 다치거나 병이 났을 때 제일 곤란하겠죠.
1인 가구 비율이 높아지면서 ‘고독사’ 문제도 아주 심각해지고 있어요”
그때 철이는 알게 됩니다. 혼자 고독하게 죽어, 죽은 후에도 시신이 늦게 발견되는 ‘고독사’에 대해서요. 철이는 빼빼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다시 마음이 무거워지고요. 그렇게 시간은 흘러, 비어있던 301호로 누군가 이사를 옵니다. 누구였을까요? 바로, 이전에 독고빌라를 둘러보고 갔던, 그리고 철이를 ‘고철’이라고 불렀던 가래 할아버지입니다!
철이는 예전처럼 ‘이웃들이 너무 싫어!’라고 할까요? 아니면, 후회라는 마음 한편의 돌덩이와 ‘고독사’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요? 그리고 달라진 철이의 모습은 또 어떤 ‘사건’을 불러올지…. 흥미롭지 않나요?
‘독고빌라’는 철이 가족의 성에서 따온 이름이지만, 독고빌라에 사는 이웃들은 대부분 혼자입니다. 독고빌라를 둘러보러 왔던 가래 할아버지도 ‘이름이 너무 고독하게 들리는군.’이라는 말을 하지요? ‘독고’를 거꾸로 이야기하면 ‘고독’이 되는데요. 독고빌라는 정말 고독함이 감도는 곳이 되는걸까요? 아니면 제목에서처럼 ‘오늘부터 다정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 될까요? 우리 함께 읽어보고 이야기 나눠보기로 해요!
저자 소개
신은영
제 14회 동서문학상 아동문학 부문 은상을 수상하고 본격적으로 동화를 쓰기 시작했어요. 세상의 어린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톡톡, 등을 두드려 주며 ‘넌 혼자가 아니란다.’라고 말해 주는 글 말이에요. 그런 따뜻한 글을 쓰기 위해 저는 오늘도 묵묵히 이야기 한 자락을 채워 가고 있답니다. 지은 책으로는 『단톡방을 나갔습니다』, 『기억을 파는 향기 가게』, 『숲의 아이, 스완』, 『표절이 취미』, 『링 안티카페』, 『절교 가위』, 『상자 속 도플갱어』 등이 있습니다.
현숙희
만화 그리는 걸 좋아해서 대학에서 만화를 전공했습니다. 꼭두 일러스트 교육원에서 그림책을 공부했고, 지금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 《번호를 불러 줘》 《도서관에 간 꼬마 귀신》 《어떻게 놀아줘야 할까》 《칭찬 온도계》 《도서관에 간 꼬마 도깨비》 등이 있습니다.
목차
1. 이상한 이웃들
2. 삐뽀삐뽀
3. 세 번째 응급차
4. 만약......
5. 빈집 있냐?
6. 새 이웃
7. 다행이다!
8. 괜찮아요!
9. 고독 수업
10. 반상회 해요!
지은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