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이전으로 돌아가기

광진정보도서관

광진구립도서관 모두 보기

주메뉴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
  • 저자 : 김지원 지음
  • 출판사 : 유유
  • 발행연도 : 2024년
  • 페이지수 : 248p
  • 청구기호 : 구 029.4-ㄱ939ㅈ
  • ISBN : 9791167700841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조하영

 

몇 해 전부터 청소년·성인 문해력(Literacy)에 대한 논란과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사람들이 읽기를 싫어하여 텍스트를 멀리하는 바람에 문해력이 떨어졌고, 결국 글을 읽어도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는 일들이 빈번하다는 것이다. 관련 뉴스를 찾아보다가 요즘 청소년들이 사흘이 4일인 줄 알거나 심심한 사과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한다는 기사를 접했을 때, 충격적이면서도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각종 매체는 소통이 되지 않는 사회현상의 원인을 문해력 저하의 탓으로 돌리고 있으나, 저자는 문해력과 별개로 양질의 글을 읽고 즐기는 경험의 부족을 문제 삼는다. 요즘 사람들은 종이신문이나 종이책을 멀리하게 되었으나 전자책이나 온라인 텍스트 등 새로운 플랫폼과는 가까워졌다. 조막만 한 스크린에 떠 있는 토막글까지 합치면 결국 소비되는 텍스트의 양은 이전보다 오히려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람들이 읽기를 싫어한다는 것은 오해이며 보다 근본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며 독자의 소통적 태도와 그들의 마음을 이끄는 양질의 텍스트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가치 있는 양질의 텍스트는 신뢰도영향력이 있는 글이며, 정보에는 분명한 위계가 존재한다고 한다. 아래 발췌문을 읽어보면 한 권의 책 혹은 완성된 글을 위해 들어간 노동과 시간의 무게는 수준 낮은 온라인 텍스트(혹은 온라인 경험)로 발생한 불쾌감 혹은 피로도와 명확히 대비됨을 느낄 수 있다.

 

오늘날 책과 대부분의 인터넷 텍스트의 가장 큰 차이점은 근거가 되는 원천 정보 및 출처·저자·참고문헌을 밝혀 적는지 여부이다. 이를 밝히는 것은 두 가지 차원에서 중요한데, 첫째 독자에게 해당 정보가 원천 정보에서 먼지 가까운지에 대한 감각을 부여해 텍스트의 경중을 판단할 수 있게 해주면서 동시에 독자가 원천 정보에 직접 접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고, 둘째 텍스트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하는 번거로운인간 노동을 인지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p.76-77

 

번거로운 인간 노동이라는 단어를 보며,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저자와 편집자, 출판사 직원 등 많은 이들의 손을 거쳐 정성스럽게 다듬어지는 과정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그리고 그 수고로움을 인지하는 순간 이 책에 담긴 수많은 참고문헌이 눈에 들어왔고, 호기심과 열망이 가득한 채 참고문헌을 찾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즐거운 읽기 경험이 사라진 시대에서 종이책의 다양한 역할과 독특한 쓸모와 가치를 설명한 후, 비로소 책 읽기에 대한 방법을 제시하는 전개로 흡인력이 높다. 196페이지로 비교적 얇은 책이지만, 정보의 바다에 빠진 이들을 위한 지식의 지도로써 혹은 쓸모가 아닌 단순한 즐거움을 위해 존재하는 책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을 충분히 보여준다. 좋은 책을 찾는 방법이나 올바른 독서법 등 정석적인 내용이 담긴 책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좋은 글이 무엇인지, 나에게 맞는 즐거운 독서법은 무엇인지 스스로 느끼고 체득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저자 소개 (저자: 김지원)

 

인문교양 뉴스레터 인스피아발행인. ‘읽는 재미한 끗 다르게 생각하는 재미를 전하고자 20218월부터 김스피라는 닉네임으로 책을 기반으로 한 뉴스레터를 기획·발행하고 있다. ·구간을 막론하고 한 편에 적게는 2권 많게는 4권의 책을 묶어 다루면서, 혐오·노동·환경·AI·미디어 등을 주제로 백 편이 넘는 뉴스레터를 썼다.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2013년에 경향신문에 입사해 정책사회부·사회부·문화부·뉴콘텐츠팀 등을 거쳤다. 그간 다양한 분야와 주제에 대한 기사를 쓰면서 내 글이 정말 독자에게 가닿고 있을까?’에 대해 많이 고민했고, 독자로서도 정말로 내게 말 거는 글을 읽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텍스트 생태계와 미디어 전반에 관심이 많다. 회사에서 도서관이 가깝다는 것이 최고의 복지라 생각한다. 읽기가 삶의 도구이자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도구가 되기를 꿈꾼다.

 

목차

 

들어가는 말 즐거운 읽기 경험이 사라진 시대

 

잃어버린 즐거운 읽기 경험을 찾아서

1 사람들은 여전히 좋은 글을 찾는다

2 읽는 맛·읽을 가치 있는·읽을 수 있는 글

3 문제는 문해력이 아니다

 

책은 [ ]

4 책은 알고리즘의 대항이다

5 책은 원산지가 표시된 정보다

6 책은 가치 있는 텍스트를 모은 방주다

7 책은 다양한 읽기 경험을 돕는 도구다

8 책은 믿을 만한 지식의 지도다

9 책은 서문이 붙어 있는 글이다

 

도구로서의 책 읽기

10 3무 독서법: 부담 없이·중심 없이·대책 없이 읽기

11 ‘좋은책 불러오는 법: 일상의 질문에 답이 되는 책 찾기

12 인터뷰 독서법: 대화하듯 읽기

13 읽기와 쓰기를 연결하는 메모법: 독서 일기에서 서평까지

14 책이라는 기회: 책은 생각을 낚는 그물

 

나가는 말 읽기가 열어 주는 즐거운 소통, 환대의 세계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