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삶으로 조지 오웰을 창조한 여자, 아일린
오웰을 완성하고 삭제된 여자, 처음으로 듣는 그녀의 목소리
조지 오웰의 《1984》보다 먼저 〈세기말, 1984〉라는 디스토피아 시를 쓴 여자가 있었다. 시에서는 ‘텔레파시’로 ‘세뇌’되는 미래가 언급된다. 《동물농장》을 우화로 기획하고 함께 편집한 사람도 그녀였다. 여자는 옥스퍼드에서 장학금을 받고 영문학을 전공한 심리학자였으며, 스페인 내전에 참여했고, 전선에서 부상당한 오웰을 보살피고, 체포되어 처형될 위기에 처한 마지막 순간에는 압수 수색에서 지켜낸 여권과 서류로 탈출 계획을 준비해 오웰과 동료들을 구출했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정보부 검열과에 근무하며 뉴스를 검열하고 삭제하는 일을 하기도 했던 여자의 별명은, “돼지”였다.
영국 최고의 논픽션상 새뮤얼 존슨상(현 베일리 기포드상)을 수상한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애나 펀더는 2017년 어느 날 조지 오웰이 생의 마지막 시기에 남긴 기묘한 글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 글이, 첫 번째 아내 ‘아일린 모드 오쇼네시 블레어(Eileen Maud O’Shaughnessy Blair)’를 겨냥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저자는 어떤 기록에서도 드러나지 않는 아일린의 정체를 파헤치리라 마음먹고, 아일린의 흔적을 뒤쫓는다. 부부의 주변인들이 남긴 기록을 발굴하고, 부부의 양아들 리처드 블레어와 스페인을 방문하는 대대적인 조사를 통해 한 인간의 가장 가까이에서, 부부의 식탁에서, 책상에서, 침대에서 ‘조지 오웰’이라는 세계와 그의 글을 창조했으나 그저 서른일곱 번의 ‘내 아내’라는 언급으로만 세상에 남은 여자의 이름을 다시 복원한다.
- 소개출처: 온라인서점(알라딘)
저자: 애나 펀더 (Anna Funder)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국제 인권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호주 정부에서 재직했다. 동독의 공산주의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운 평범한 사람들과 동독의 비밀경찰 슈타지(Stasi)를 위해 일했던 사람들의 실화를 다룬 《슈타지랜드Stasiland》(2003)는 고전 반열에 올랐으며, 2004년 영국 최고의 논픽션상 새뮤얼 존슨상(현 베일리 기포드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