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고대민
여행지 선택에 있어, 특정 국가라는 이유보다 그 도시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개성에 끌려 그곳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관광지로서의 매력만이 아니라, 그들만의 특별한 특성과 분위기가 마음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이러한 도시의 개성은 전 세계적으로 인구 감소와 도시의 붕괴가 가속화되면서 더욱 중요하게 변했다. 자신만의 개성을 키워 방문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방법에 대한 고민은, 이제 단순한 마케팅 전략을 넘어서 도시의 생존과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 많은 도시가 인구 감소와 함께 전통적인 인프라 확장 방식의 한계를 맞고 있다. 과거의 방식처럼 건물을 높이고 확장하는 것이 더 이상 해결책이 될 수 없는 현실에서, ‘도시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중요한 시점에 도달하였다. 저자는 그에 대한 대답으로 다양한 사례를 통해 도시 혁신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안하고 어떻게 하면 도시들이 지속 가능하고 창조적인 방식으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지 깊이 있게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예시로 르네상스의 중심지였던 피렌체를 들며, 문화예술을 중심으로 한 도시 혁신이 도시의 독창성을 살리고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삶의 길을 잃을 때 우리가 고전 문학으로 돌아가 그 답을 얻어 돌아오듯 도시를 혁신하면서 길을 잃는다면, 중세 르네상스의 도시로 들어가 그 해답을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p.55
저자는 도시 혁신을 위한 필수 요소 및 문화예술 핵심 유형을 다이아몬드 프레임 워크 방식으로 정리하여 소개하며, 이를 통해 장소, 사람, 프로그램, 환경을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 활동이 어떻게 도시의 브랜드를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특히 리버풀을 예로 들며, 비틀즈의 고향이자 음악의 중심지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다. 리버풀은 문화예술을 중심으로 한 조직적 혁신을 통해 세계적인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시민과 단체, 정부가 협력하여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법적·제도적 지원을 통해 문화의 중심지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러한 혁신은 단순히 예산과 자원의 문제를 넘어서, 설계와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준다.
“도시의 혁신의 목적은 도시의 독창적이고 강력한 창조성을 바탕으로 도시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만들어 다방면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다. 도시마다 처한 사항, 즉 정치, 사회, 경제 등의 조건이 모두 다르고 구성원들의 성향도 다양하기에 도시 혁신을 위한 공식을 일률적으로 만들 수는 없다. 다만 공통적으로 문화가 문화예술 활동이 중심 활동이 되어야한다..” -p.257
저자는 도시 혁신의 방향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는 도서관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이 든다. 도서관이 관여하는 문화예술의 영역은 점차 넓어지고 있으며, 기존 도서관의 서비스를 넘어 다양한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제 단순히 책을 제공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문화적 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해당 도서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바는 혁신할 수 있는 요소를 찾아 그것을 발전시키고 하나의 아이덴티티로 만드는 것이다. 이와 같은 흐름에 있어 현재 선호되는 홍보와 참여자들의 수요는 교육, 학습이 아닌 체험, 경험의 영역이기에 말이다. 단순히 책을 읽고자 도서관에 오는 시대는 지났고 그것을 통해 이용자에게 무슨 경험을 줄 수 있도록 이끄는가에 대해 고찰할 시대가 온 듯하다. 단순히 사랑받는 도시들의 성공 사례를 통해 알아보는 도시의 혁신이 끝이 아니라, 모든 마케팅 홍보가 필요한 영역에서 도움이 될 도서로 보인다. 자신의 분야에서 시대의 흐름에 맞게 새로운 변화를 주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도서를 권한다.
♣ 저자 소개 (저자: 최현희)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문화예술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현대카드에서 일하며 ‘1913송정역시장’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성공으로 이끌어 대통령상 등을 수상했다. 이후 성남문화재단으로 옮겨 ‘위례스토리박스’ 공간 구성과 운영 프로그램 기획을 총괄하고, 유네스코 창의도시 가입 추진 등 도시의 활기와 성장에 기여하는 비전과 전략 수립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기업 브랜딩, 마케팅을 연구하며 서강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문화예술을 통한 도시 혁신 성공 사례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자기다움을 바탕으로 구성원 모두가 핵심에 집중할 때 혁신에 성공하고, 생명력 넘치는 브랜드로 누군가의 마음 속에 자리 잡게 된다고 믿는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곳곳에 각자의 정체성을 살린 매력적인 도시가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구했던 내용을 다듬어 책으로 담았다.
대한민국 국무총리 자문위원,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심사위원, 성남시 공유무역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예술과 도시 연구소 소장, (주)에이빅파트너스 대표컨설턴트를 맡아 기업컨설팅, 멘토링, 혁신 등의 강의를 한다.
♣ 목차
프롤로그
당신은 어떤 도시에 살고 싶나요?
1. 도시의 시대
도시를 도시답게 만드는 문화예술 활동
모든 도시는 문화예술로 통한다
창조도시에 필요한 창조계급
도시, 문화예술 영역을 스토리텔링하다
2. 도시, 변화가 필요한 순간
도시 혁신의 모멘텀, 타이밍의 미학
도시 브랜드, 도시를 즐기다
도시를 브랜딩 하는 도시 마케팅
도시 혁신을 위한 조직화
3. 도시, 문화예술로 새로 태어나다
도시 혁신, 문화예술을 활용한 자원과 재원
도시 혁신 플랫폼을 위한 법률과 제도 지원
도시 혁신의 필수 요소와 핵심 유형
도시의 다이아몬드 프레임워크
4. 도시 혁신에 성공한 네 개 도시
휴식처로 변신한, 리틀 아일랜드
리버풀, 산업도시에서 음악의 도시로
작은 음악축제에서 시작된 혁신, 오스틴
버려진 섬에서 예술의 섬으로, 나오시마
5. 도시 혁신 사례, 다이아몬드 프레임워크 분석
뉴욕 첼시의 보물섬, 리틀 아일랜드
비틀즈로 시작된 리버풀의 재탄생
오스틴의 SXSW 음악축제와 커뮤니티 문화
현대미술의 성지 나오시마
6.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도시 혁신의 시작, 도시 정체성 찾기
작은 실험으로 큰 변화를 이룬 도시
에필로그
진정한 도시 혁신은 자기다움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