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박지현
당신은 ‘여왕벌’이라는 속어를 어떻게 알고 있는가? 나는 이 단어를 하이틴 영화에서 접해서인지, 인기 있는 여자애를 지칭하는 단어로 알았는데, 한국에서는 꽤나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는 것을 최근에 배웠다. 그래서 알아보니 서양권에서는 긍정, 동양권에서는 부정의 의미가 강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사교계에서 큰 영향력을 미친 여성들을 다루고 있으니, 내가 처음 알게 된 뜻과 가까운 '여왕벌'들이 등장한다. 세상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존경과 비판을 함께 받은 이들의 이야기에 함께 빠져보는 건 어떨까?
1차 세계대전과 그 이후의 격변기, 영국 상류 사회에서는 여섯 명의 여성이 있었다. 영국 최초의 여성 하원 의원 낸시 애스터부터, 예술과 정치계를 오가며 활약한 에메랄드 커나드, 그리고 여성 인권 운동을 주도한 런던 데리까지, 이 여성들은 어떤 방법으로 인맥을 만들고, 사회적 지위를 얻을 수 있었을까? 출신과 신분까지 공통점을 찾기 힘든 이들이 빚어낸 역사는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그저 누군가의 연대기를 나열한 것이 아닌, 그들의 인생과 치부를 함께 다룬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역사와 정치에 숨은 이야기를 좋아하거나, 여성들의 권력과 영향력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들이 어떻게 사회적 지위를 쌓아갔는지를 넘어, 인간적인 갈등과 도전까지 함께 따라가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책의 두께에 머뭇거리지 말고, 일단 한 장 넘겨보자!
♣ 저자 소개 (저자: 시안 에번스)
영국의 문화사학자. 런던, 맨체스터, 도쿄에서 디자인과 문화사를 공부했고, 내셔널 트러스트, 디자인 뮤지엄,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에 이르기까지 영국을 대표하는 공간에서 일했다. 시안 에번스는 연구자이자 저널리스트로서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비영리 조직 내셔널 트러스트에서 주로 책을 발표했으며, 일본 디자인부터 유서 깊은 고택의 뒷이야기 등 다양한 문화사를 다뤄 왔다. 비범한 삶을 살았던 실제 인물에 늘 사로잡혀 백만장자뿐 아니라 어느 귀족의 집사까지 연구 분야 역시 폭넓다. 2016년 출간한 『여왕벌』은 빅토리아 시대에 태어나 양차 세계 대전을 겪으며 중년이 지나 인생의 전성기를 누리고 영국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발휘한 사교계 실세 여성들을 다루고 있다. 자기 야망에 솔직하며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성공을 좇았던 강골들을 통해 우리는 그들이 역사상 어떤 공을 세웠고, 인간적으로는 어떤 약점을 보였는지 화려한 여왕벌의 삶을 영화 장면을 보듯 따라갈 수 있다. 이 책은 발표하자마자 『더 타임스』,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 주요 영국 언론으로부터 ?어마어마하게 재밌다?라는 평을 받았다.
♣ 목차
등장인물
들어가며
1장 태생
2장 에드워드 7세 시대의 여름과 그 시절의 막강한 여성 실세들
3장 제1차 세계 대전
4장 전쟁의 여파: 1918~1923
5장 광란의 20세기
6장 대공황: 1929~1933
7장 파티와 정치: 1933~1936
8장 한 해에 3명의 왕: 1936
9장 대관식, 클리브덴 세트, 뮌헨 사태
10장 〈포화 속의 용기〉: 1939~1945
11장 평화와 내핍 생활
12장 유산
주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