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오는 반가운 비.
할아버지는 물꼬 보러 간다며 우의 입고, 장화 신고, 삽 들고 논으로 갔어요.
아이는 할아버지를 기다리며 물꼬가 무엇인지 상상해요.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할아버지에게도 물꼬가 무엇인지 묻지 않아요.
혼자 알아내고 말거라 다짐하지요.
‘나는 물에도 똥꼬가 있나, 하고 처마 끝 빗줄기를 오래 바라보았다.’
어른들의 말은 알아듣기 어려울 때가 많아요.
그럴 때마다 우리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거나 다짜고짜 묻지요.
“그게 뭐야?”라면서요.
그렇다면 물꼬가 무엇일까요? 정말 물에도 똥꼬가 있는 걸까요?
쉿! 정답은 비밀이에요.
할아버지를 기다리던 아이처럼 여러분도 상상해 보세요.
그래도 정답을 모르겠다고요?
어쩌면 여러분이 상상하는 그것이 정답일지도 모르지요.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그때를 마음껏 즐겨보아요!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김아롬
글: 안도현
1981년 대구매일신문,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동시집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 『냠냠』 『기러기는 차갑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 동화 『고래가 된 아빠』 『물고기 똥을 눈 아이』,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 『그리운 여우』 『외롭고 높고 쓸쓸한』 『북항』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 외에 『연어』 『안도현의 발견』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백석 평전』 『내게 왔던 그 모든 당신』 등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