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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 저자 : 경향신문 작업복 기회팀 지음
  • 출판사 : 오월의봄
  • 발행연도 : 2024년
  • 페이지수 : 272p
  • 청구기호 : 321.5-ㄱ313ㄷ
  • ISBN : 9791168731004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김혜선

 

우리는 하루 동안 몇 명의 노동자를 만날 수 있을까? 새벽 같이 나와 청소를 하고 계시는 반장님, 정수기를 점검하러 오신 코디님, 식당 종업원, 엘리베이터 점검요원, 버스기사, 택배 배달원 등. 마음먹고 세어보니 하루 반나절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많은 노동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직군에서 종사 중인 노동자들이 일할 때 입는 작업복의 두 얼굴에 대해 낱낱이 파헤쳤다.

 

작업복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제조업 생산직 노동자들이 입는 옷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 책에서는 일터에서 일할 때 입는 모든 옷을 작업복이라고 정의하였다. 심지어 회사에서 작업용으로 지급하지 않았어도 일할 때 입는다면 작업복이라고 부르기로 하였다. 노동자의 안전보장과 작업 효율 증대를 위해 만들어진 작업복이, 노동자를 방해(손에 맞지않는 규격화된 장갑 등)하거나 불편하게 하는 사례가 많았다. 심지어는 작업자의 편의는 안중에도 없고, 대중에게 보여주기용(여성 승무원의 유니폼 등)으로 만들어진 옷도 있었다.

 

작업복만 바뀐다고 일터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을 것입니다.

다만 저희는 작업복이 누군가가 일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했습니다.”

 

이 책은 작업복이라는 소재를 통해 노동자들의 일터 환경과 안전, 건강, 차별 등의 문제를 복합적으로 다루었다. 과거에 비해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장치나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변화되었다고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망망대해를 걷는 듯한 느낌이 더욱 명확해졌다. 한동안 뜨거운 감자였던 제빵공장 사망사고도 노동자를 사람이 아닌 기계로 취급하는 우리의 노동 사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번외로 우연히 보게 된 영상 한 편을 소개하고 싶다. 원제는 ‘EL EMPLEO’(감독 산티아고 그라소), 번역하면 고용이라는 뜻이다. 한 남자의 출근길을 그린 애니메이션인데,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모든 물건의 역할을 사람이 대신하고 있어 기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7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생각을 들게 하는 영상이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노동자들의 모습에 한번, 그리고 직장에서 일하는 당신의 모습에 비춰 두번 공감할 수 있기에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와 함께 보기를 추천한다.

EL EMPLEO 영상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cxUuU1jwMgM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우리가 늘 마시는 시원한 커피도, 항상 깨끗하게 치워져있는 건물의 화장실도 누군가의 노동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이 어디선가 무한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수고와 노력이 들어간 것이라는 것. 그리고 우리의 노동력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될 것이라는 것. 뫼비우스의 띠처럼 얽힌 노동의 순환을 이해한다면 우리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사회에 조금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끝으로 오늘도 땀 흘려 일한 당신, 정말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책과 함께 편안한 하루의 끝을 맞이하길 바란다.

 

저자 소개 (저자: 경향신문 작업복 기획팀) 

 

취재기자 3, 사진기자 2, 데이터저널리즘팀 기자 2, 영상 PD 2명으로 구성된 경향신문 기획팀.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2023)를 만들었다. 옷 한 벌을 함께 짓는 마음으로 작업복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냈다. 모두가 안전한 옷, 몸에 맞는 옷, 일에 도움이 되는 옷을 입고 일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작업복 기획팀 구성원

: 김한솔김정화박하얀

사진: 성동훈권도현

뉴콘텐츠(영상): 최유진모진수

데이터저널리즘(인터랙티브 콘텐츠): 박채움이수민

 

목차

 

프롤로그 5

 

1. 오물을 뒤집어쓰는 옷 11

 

똥물에서 일한다고 옷도 똥색이어야 하나요?” 13

하수처리 노동자

 

지하에도 엄연히 일하는 사람이 있어요” 41

소각처리 노동자, 폐기물연료 노동자, 재활용품 선별원

 

온갖 유해 물질을 매일같이 손으로 만지죠” 65

환경미화원

 

2. 차별을 입히는 옷 87

 

현장에서는 무조건 남성이 기본이에요” 89

여성 형틀목수

 

여자라고 차별받을수록 이 악물고 끝까지 버텨야죠” 111

여성 용접사

 

왜 여자만 유니폼을 입어야 하나요?” 139

호텔·은행·패스트푸드점 여성 직원

 

유니폼 때문에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도 제약받아요” 159

여객기·열차 여성 승무원

 

3. 물불 가리지 않는 옷 175

 

밑창 다 빠지는 값싼 신발 신고 불 끄러 갔죠” 177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머리부터 발끝까지,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어요” 211

급식 노동자

 

에필로그 247

 

부록: 나의 작업복 253

 

작업복 기획팀 구성원 소개 268

바이라인 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