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는 그림 그리기를 무척 좋아해요. 그런데 살쾡이가 나타나 여우의 그림을 보더니 진짜와 다르게 그렸다며 비웃었어요. 오리는 색칠이 삐져나왔다며 타박했고요. 화가 난 여우는 모두 깜짝 놀랄, 엄청난 그림을 전시회에 선보이겠노라고 다짐했어요. 하지만 엄청난 그림을 그리려는 마음이 들고 나니 자신이 그린 그림이 너무나 부족해 보였어요. 몇 장을 다시 그려도 성에 차지 않자, 여우에게 즐거운 마음은 사라지고 걱정만 남았어요. 여우는 엄청난 그림을 완성할 수 있을까요?
즐거웠던 일도,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으려고 하면 어려운 일이 되어버려요. 사실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는 건 아무 의미 없을지도 몰라요. 사람들은 결과물만 보고 너무 쉽게 평가하거든요. 그림을 그릴 때 행복한 여우의 마음도 모르고 상처를 준 살쾡이와 오리처럼 말이에요. 하지만 여우의 그림을 좋아하고 소중하게 간직해 온 토끼가 있어서 여우는 다시 힘을 낼 수 있었어요.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즐겁고 기쁘게 하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히 특별한 일이에요. 이 책에 나오는 여우처럼 누가 뭐라 하든 기죽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여러분이 되길 응원할게요.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이하나
글 : 이소 미유키
일본 도치기현에서 태어났습니다. 조형 작가를 거쳐 그림책, 동화, 그림 연극 등을 짓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그림연극 ‘자장자장’으로 다카하시 고잔상 심사원 특별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책과 같은 여우와 토끼 이야기인 〈봐도 돼?〉를 비롯해 〈주먹이랑 주먹이〉, 〈우고의 대단한 심부름〉, 〈앗, 깜짝이야!〉 등 많은 책을 썼습니다.
그림 : 하타 고시로
1963년 일본 효고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림책 작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약하는 한편 북디자인도 다수 맡았습니다. 이 책과 같은 여우와 토끼 이야기인 〈봐도 돼?〉를 비롯해 〈흔들흔들 다리에서〉, 〈내 친구 흡혈귀 노라 노라〉 시리즈, 〈2제곱미터 세계에서〉, 〈나와 학교〉 등 많은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엄청난 그림을 그릴 거야! … 6
평범한 건 싫어 … 20
새하얀 도화지 … 30
작은 새가 나는 이유 … 44
그거면 돼! … 60
전시회 날 … 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