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이전으로 돌아가기

광진정보도서관

광진구립도서관 모두 보기

주메뉴

번역가의 길
번역가의 길
  • 저자 : 김욱동 지음
  • 출판사 : 연암서가
  • 발행연도 : 2023년
  • 페이지수 : 280p
  • 청구기호 : 701.7-ㄱ859ㅂ
  • ISBN : 9791160871050

서평

구의제3동도서관 사서 박한민

 

지난 1210, 한강 작가는 한국인 최초로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사에 길이 남을 큰 업적을 달성했다. 한강 작가뿐만 아니라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 황석영 작가의 <마터 2-10>, <철도원삼대>, 이수지 작가의 <여름이 온다> 등등 많은 한국 작가의 작품이 국제문학상에 후보로 올라가거나 수상하며 세계 문학계에서 빠르게 인정받고 있다. 한국 문학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지금 다시 한번 번역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렇듯 번역가란 육지와 육지 사이에 가로놓여 있는 강을 건너게 해 주는

뱃사공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나룻배를 젓는 뱃사공이 없다면

한 육지에 머물 수밖에 없듯이 번역자가 없다면 한 나라의 문학은

민족문학의 울타리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다. - 21p

 

이 책은 오랜 시간 동안 영미문학 번역가로 활동해 온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간 이루어졌던 번역을 살펴보며 앞으로 번역과 번역가가 나아가야 할 길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지금과 같은 형태의 번역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겨우 50~60년 전에는 번역가라는 말보다 번역자라는 말이 널리 쓰였고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번역은 외국 문학 전공 교수의 부업일 뿐, 번역을 전문으로 하는 번역가는 거의 없었다. 번역하더라도 원문은커녕 다른 언어로 번역을 여러 차례 거친 중역 텍스트만 겨우 찾아 번역하는 수준이었다. 우리나라에 전문 번역가가 등장한 것은 1995년 한국이 문학·예술적 저작물의 보호를 위한 베른협약에 가입하면서부터다. 해당 시기 이전부터 영미문학 작품을 번역해 왔던 작가는 처음 전문 번역가들이 등장할 때부터 최근까지 한국 번역계에서 이루어져 온 번역의 실제 현황을 유명 작품의 오역, 속담의 성차별과 젠더 관련 번역, 성경 번역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햄릿에서 가장 유명한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의 번역을 통해 보여준다.

 

맨 처음 언급한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도 번역가의 큰 도움이 있었다. 번역가가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읽고 일부를 번역해 출판사에 연락한 것이 영문 출간으로 이어졌고 번역 과정에서도 한강 작가와 지속해서 소통한 덕분에 자연스럽고 완성도 높은 번역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번역은 어떤 언어로 된 글을 다른 언어의 글로 옮김이라고 나와 있지만 번역가의 일은 단순히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꾸는 것이 아니다. 글자 그대로를 옮기는 것뿐이라면 그릇을 깨트린 사람에게 참 잘한다.”라고 말하는 반어법이나 외국인은 이해하기 어려운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른다.’ 같은 속담을 번역해봐야 그 의미를 알 수 없을 것이다. 책 속에 담긴 다양한 문장과 예시를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도 같다. 번역하고자 하는 자료와 원저자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번역 대상인 원천 너와 번역할 언어인 목표어에 대해 완벽히 공부해야 한다, 언어뿐만 아니라 번역 대상의 문화와 시대상까지 고려해야 한다, 적절한 낱말을 찾아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문학작품이 있더라도 적절하게 번역되지 않으면 결코 우리나라 밖에서 읽힐 수 없다. 또 해외 작품을 제대로 들여오지 못한다면 결국 우물안에 개구리가 될 뿐이다. 지금까지 글로벌 출판시장은 영어가 가진 지배적인 위치 때문에 외국 문학 번역에 매우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한국 문학이 세계로 퍼져나가기 어려웠다. 하지만 한국 작가가 다양한 국제문학상을 수상하며 세계 문학계에서 큰 관심을 받는 지금 우리나라와 세계를 연결해 줄 수 있는 번역의 길에 주목할 때라고 생각한다.

 

저자 소개 (저자: 김욱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미시시피대학교에서 영문학 문학석사 학위를,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 문학박사를 받았다. 포스트모더니즘을 비롯한 서구 이론을 국내 학계와 문단에 소개하는 한편, 이러한 방법론을 바탕으로 한국 문학과 문화 현상을 새롭게 해석하여 주목을 받았다. 하버드대학교, 듀크대학교,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등에서 교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서강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목차

1. 번역가의 길

번역자번역가

원천어에 대한 문해력

원천 문화에 대한 문해력

목표어에 대한 문해력

속담과 전문 용어의 이해

인공지능 시대의 번역

 

2. 번역과 반역 사이

피츠제럴드 작품의 오역

포크너 작품의 오역

헤밍웨이 작품의 오역

 

3. 속담의 성차별과 젠더 번역

암탉의 은유적 의미

암탉에 관한 서양 속담

한국어의 여성 지칭어와 호칭어

서양어의 여성 애칭어

젠더와 번역

 

4. 성경 번역에 대하여

개신교의 문서 사역

새 술은 새 부대에

중국어와 일본어의 흔적들

떡인가, 식물인가, 무역인가

축역과 의역 사이

빵인가, 떡인가, 밥인가

성경의 ‘19번역

성경의 창조적 오역

 

5. 어떻게 번역할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햄릿의 독백

일제 강점기의 햄릿번역

해방 후의 햄릿번역

1960년대 이후의 햄릿번역

햄릿과 일본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