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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만의 책장
여자만의 책장
  • 저자 : 데버라 펠더 지음 ; 박희원 옮김
  • 출판사 : 신사책방
  • 발행연도 : 2024년
  • 페이지수 : 572p
  • 청구기호 : 029.1-ㅍ38ㅇ
  • ISBN : 9791197895401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고대민

 

과거 많은 위인전과 동화 속 이야기들은 대부분 남성의 이야기였다.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겠지만, 다시 돌이켜 생각해 보면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왜 여성들의 이야기는 없는가?”이다. 현재는 사회적 흐름이 변화함에 따라 많은 이들이 여성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주목되고 있으나, 이전부터 유지되어온 가부장 위주 시대상으로 아직도 생소한 부분이 많다. 저자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고대부터 중세 그리고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문학과 기록으로서 표현되어온 과정을 해당 책을 통해 말한다.

 

당시 귀족 여성은 대개 공적인 자리에 나서지 않고 벽과 장막에 가려진 채 조용한 삶을 살았으며 이름을 남긴 경우도 드문데, 여성이 세상과 단절되고 억눌린 삶에 굴하지 않고 겐지 이야기처럼 훌륭한 이야기를 써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p.20

 

저자는 당시에 단순히 일어난 단편적 사건만으로는 인과관계와 시대상이 변화하는 과정을 알 수 없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여성의 삶을 작가와 저서를 통해 성향과 사회적 분위기를 정밀하게 엮어 이해도를 높인다. 겐지 이야기, 에마, 인형의 집, 안네의 일기처럼 유명 도서들의 저자가 살았던 시대를 설명하여 왜 유명 저서들이 사랑받게 되었고, 그 당시 얼마나 진취적이고 도전적이었는지에 관해 느끼게 하는 것이다.

겐지 이야기의 저자 시키부의 경우, 당시 조용한 삶을 살기를 강요받던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자신의 경험과 허구의 이야기를 섞어 본인을 투영한다. 여성의 모습을 단순히 사회가 원하는 종속적인 연인, 구원자의 모습처럼 관습의 굴레 속에 담지 않고, 남성이 주는 변덕적 관심에 대한 의존과 두려움에 집중하며, 복종 아래 깔린 심리에 대해 통찰함으로써 당시 미화되지 않은 사회의 현실적인 부분을 비판적으로 보여준다. 여성들의 삶이 가치와 관습을 통해 보편적이고 헌신적인 모습을 강요받을 때에도 현실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변화하려 했던 이들에 의해 점차 변화하고 있었다.

 

어떤 존재를 다른 존재보다 고결하게 만드는 자질은 무엇인가? 답은 자연히 나온다. 미덕이다교육은 미덕을 함양한 개인을 길러내고 사회를 가꾸는 핵심요소이다이러한 진리가 남성에게 적용된다면 여성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p.53

 

저자는 나아가 여권의 옹호저자 울스턴크래프트에 대해 설명한다. 단순히 가부장적 사회상에 의문 어린 시선을 보내는 것이 아닌, 변화하고 참여하며 더욱 빠르게 변화의 물결이 일어남을 보여준다. 울스턴크래프트는 성 불평등에 대해 사회적·윤리적 함의를 진단하고 종합적으로 논의하며 양성평등과 더불어 같은 권리를 누리도록 해야 함을 설파하였는데 1700년대에 설파했던 이 의견은 현대 사회에 이르러 실현되고 있는 부분들이기에 놀라움을 자아낸다.

 

이제 그런 의무는 믿지 않아요 무엇보다 당신과 마찬가지로 나도 인간이라고, 최소한 인간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믿어요. 세상은 당신의 손을 들어주겠죠하지만 계속 세상 사람들의 말이나 책 내용에 맞춰 살 수는 없어요. p.140

 

여자만의 책장속 소개된 등장인물들은 성향도 상황도 모두 다르지만, 당시 시대의 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극복하고자 노력한다. 그중 인형의 집속 주인공 노라가 말하는 부분은 그 주제의식을 가장 정확하게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의 틀에 맞춰 과거에서부터 축적되어 온 도전정신과 변화는 여성의 삶에 대한 부분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공감하게 하는 부분이 크다. 작은 아씨들과 같은 고전들이 현대에서도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사랑받는 이유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전 서평으로 판도라는 죄가 없다’(나탈리 헤인즈 지음, 매일경제 신문자 출판, 2022)라는 도서 서평을 작성한 적이 있다. 이 도서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고전적인 신화를 현대의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도서로서 변화하지 않던 시대를 바꾸고, 도전하던 이들의 정신과 일맥상통한다 생각하기에 개인적으로 여자만의 책장한 켠에 함께 넣어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세상에는 단순하게 우연히 변화하는 것은 없다. 여성문화와 시대의 흐름 역시도 우연히 찾아온 것이 아닌 다양한 이들의 노력이 뒷받침되어 이루어졌음을 해당 도서를 통해 알 수 있다. 다양한 관점으로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하고 자세히 조명되지 않았던 여성의 삶에 대한 변화에 대해 알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저자 소개 (저자: 데버라 펠더)

소설가와 잡지 편집자로 활동하면서 어린이 문학 및 여성학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10여 권의 책을 펴낸 작가로서 여성의 세기A Century of Women, 가장 영향력 있는 100명의 여성들The 100 Most Influential Women of All Time 등의 여성사 관련서를 썼으며, 다이애나 로슨Diana Rosen세상을 바꾼 50명의 유대인 여성들Fifty Jewish Women Who Changed the World을 함께 썼다. 현재 남편과 함께 케이프 코드Cape Cod에서 살고 있다.

 

목차

2005 머리말

1002~3 겐지 이야기, 무라사키 시키부

1405 여성들의 도시, 크리스틴 드피상

1678 클레브 공작부인, 라파예트 부인

1792 여권의 옹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1816 에마, 제인 오스틴

1847 제인 에어, 샬럿 브론테

1850 주홍 글자, 너새니얼 호손

1857 보바리 부인, 귀스타브 플로베르

1868,9 작은 아씨들, 루이자 메이 올컷

1871~2 미들마치, 조지 엘리엇

1877 안나 카레니나, 레프 톨스토이

1879 인형의 집, 헨리크 입센

1891 테스, 토머스 하디

1892 누런 벽지, 샬럿 퍼킨스 길먼

1899 각성, 케이트 쇼팽

1905 기쁨의 집, 이디스 워턴

1918 나의 안토니아, 윌라 캐더

1920 셰리, 시도니가브리엘 콜레트

1929 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

1936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마거릿 미첼

1935 대학제의 밤, 도러시 L. 세이어스

1937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조라 닐 허스턴

1947 안네의 일기, 안네 프랑크

1949 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1959 투쟁의 세기, 엘리너 플렉스너

1959 인간의 작은 근심, 그레이스 페일리

1962 금색 공책, 도리스 레싱

1963 여성성의 신화, 베티 프리단

1963 벨 자, 실비아 플라스

1966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진 리스

1970 성 정치학, 케이트 밀릿

1970 자매애는 강하다, 로빈 모건

1970 여성, 거세당하다, 저메인 그리어

1972 하얀 미국의 검은 여성, 거다 러너

1973 숭배에서 강간까지, 몰리 해스컬

1973 비행공포, 에리카 종

1975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수전 브라운밀러

1975 미스터 굿바를 찾아서, 주디스 로스너

1976 여전사, 맥신 홍 킹스턴

1976 더이상 어머니는 없다, 에이드리언 리치

1977 여자의 방, 메릴린 프렌치

1978 침묵, 틸리 올슨

1981 여성, 인종, 계급, 앤절라 데이비스

1982 영혼의 집, 이사벨 아옌데

1987 빌러비드, 토니 모리슨

1989 , 신시아 오직

1991 백래시, 수전 팔루디

1991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나오미 울프

1996 브리짓 존스의 일기, 헬렌 필딩

2002 그래, 난 못된 여자다, 캐시 하나워

2023 해제, 이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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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