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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서울엔
내 고향 서울엔
  • 저자 : 황진태 지음
  • 출판사 : 돌베개
  • 발행연도 : 2020년
  • 페이지수 : p
  • 청구기호 : 911.6-ㅎ793ㄴ
  • ISBN : 9788971994665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김진휘

지나간 것은 아름답고 잊힐 것 같은 것들은 잊히지 않고 어딘가에 남는다
. 그대를 가슴 속에 담아두겠다는 낯간지러운 말은 삼류 로맨스에서나 그렇고 추억을 돌이키는 자들에게는 크나큰 안도의 수단이다. 사라지고 낡고 파괴되고 바뀌고 없어지는 모든 것들을 우리는 그렇게 추억한다. 그중에서도 내 그리움이 가장 크게 묶인 곳은 바로 고향. 아직 인생의 절반도 채 살지 못한 나는 그럼에도 타지 생활 10년 차에 고향이 사무치게 그립다.

 

동명의 노래에 감명받아 쓰여진 책이다. 저자는 어릴 적 사진과 몇 가지 자료, 그때의 서울 풍경과 지금의 그것을 뒤적이며 추억의 마중물을 만들었다. 지방이나 시골에 어울림직한 고향이라는 단어는 어쩌면 그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의,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고향인 서울은 너무 많은 사람과 그 추억을 공유한다는 이유로 고향이라 불리기 꺼려졌다. 태어난 곳에서 벗어난 적 없는 자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일은 뭔가 어색해 보인다. 그럴 리 없을 거라고 일축해 버리기 일쑤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그리움을 인지하지 못한 채 즐겁고 서러웠던 그때를 그리워한다.

 

그런 그리움을 마주보게 하는 책이다. 나보다 9살이나 많은 저자가 살았던 그때의 서울은 어땠을까 하고 읽어본 책이었다. 낯설음이 가득했지만 숨겨둔 보물을 찾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마치 잊었던 오래된 책상 서랍 속에서 뜻밖의 물건을 마주할 때처럼 말이다. 10년의 서울 생활이 내게 큰 지리적 경험을 준 것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꼴에 삶의 터전이라고 가보지도 못한 곳의 과거를 들추어보니 나름 기뻤다. 시대를 공유하는 사람이라면 그 기쁨의 강도가 더 강하지 않을까 싶다.

 

고향이 단순히 장소만을 지칭하는 단어는 아닐 것이다. 그러기에는 우리가 가진 그리움의 크기가 너무 크다. 그때의 색깔과 향기, 함께 있었던 사람들, 풍경, , 느낌 같은 것들이 한데 뒤섞여 고향이라는 마음 속 그리움의 안식처를 만든다. 다시는 그때의 그곳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안도하며 마음껏 그리워할 수 있다. 저자는 서울이라는 자신의 고향을 무대로 자신과 독자의 그리움을 달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당연히 서울이 고향인 사람과 나와 같이 삶의 터전이 서울인 사람, 또는 그랬던 사람에게 추천될 만하다. 하지만 서울과 관계없어도 상관없다. 우리가 세계사를 공부할 때 가본 곳만 꼭 집어서 공부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리움을 마주하고 싶다면, 그래서 고향이란 곳을 떠올리고 그때를 다시 회상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이 책을 펼쳐보라. 주제를 잘 잡은 책은 비록 문장이 확 와닿지 않더라고 끌리는 무언가가 있다. 그런 책이다.

저자 소개 (저자: 황진태)

저자 : 황진태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동국대(학사), 서울대(석사), 독일 본Bonn대학(박사)에서 지리학을 전공했다. 자기만의 독특한 사회-공간 변증법적 시선과 지리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사랑스런 고양이를 비롯한 비인간nonhuman부터 사회운동, 자연재난, 수자원, 기후변화, 에너지, 인류세, 북한 도시, 젠더, ()발전주의, 국가 이론, 행성적 도시화 등에 이르는 주제를 연구한다. 그만큼 관심 영역이 넓다. 도시 및 환경 분야의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실린 50여 편의 논문과 도시와 권리, 강남 만들기, 강남 따라 하기, 위험도시를 살다등의 책에 사유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 현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연구하고, 서울대, 이화여대 등에서 강의한다. 1회 한국지역지리학회 학술상을 수상했다. 지금도 서울 어딘가를 배회하며 머리 안 쓰는 공간’(www.instagram.com/iswasarewere)에 서울의 감각을 기록하고 있을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1장 서울을 서울이라 부르지 못하는우리 동네

반달 모양 월계동

학원별곡 1

학원별곡 2

우리 동네 아파트 공화국의 기원 1

우리 동네 아파트 공화국의 기원 2

편의점당신의 꿈과 방황을 궁금하게 만든

장위동이지만 장위동이 아닌 장위동

우리 동네 김정일 위원장

 

2장 당신이 누구든 무지개 아래서 당신의 낙원을 발견하기를종로 일대

아상블라주 종로

다시 세울 세운상가

언더 더 레인보우, 낙원상가

익선동 그리고 기타 동동

순라길, 너만 봄!

북촌 방향

남산 위에 저 서울타워

옥스브리지 대학로

동대문시장, 동대문운동장 그리고 Hurry Go Round!

 

3장 수요일의 신촌은 너라는 영주가 부재해도 너의 영토신촌홍대

밀푀유 신촌

신촌역과 신촌역 사이

1987, 1996, 2008년 그리고 오늘의 연세대

이화여대 앞엔 개복치도 있고……

홍대 없는 홍대 거리 1

홍대 없는 홍대 거리 2

신촌역 7번 출구를 핑계로

 

4장 한 번도 제철을 만끽하지 못하고 시들어간 연인의 젊은 얼굴영등포구로구

예외공간, ‘영등포구로구

구로공단과 구로디지털단지 사이

대림동의 숨겨진 지명들바드고데스베르크, 바이로이트, 아디스아바바

노량진은 황달색

여의치 않은 여의도

 

5장 강남은 대한민국이 꾸는 꿈강남

강북의 거울, 강남

88강남올림픽

비강남인을 위한 연극무대,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한 장의 사진 속을 다녀오다

시네마오즈

이디야의 배신과 강남 따라 하지 않기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