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위 자그마한 집, 호로록 마시는 차 한 잔, 폭신한 이부자리.
소소하지만 풀벌레가 사랑하는 것들이에요.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자꾸만 사람이 되는 꿈을 꿔요.
풀벌레의 꿈 이야기를 들은 쇠똥벌레가 물어요.
“그럼 너는 벌레야, 사람이야?”
그러게요. 풀벌레도 헷갈려요.
풀벌레가 사람이 되는 꿈을 꾼 걸까요?
사람이 풀벌레가 되는 꿈을 꾼 걸까요?
풀잎 위에 앉아 차 한 잔을 마시는 풀벌레의 모습을 보세요.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겠지요.
저는 풀벌레가 사랑하는 것들을 끝까지 누릴 수 있기를 바라요.
이 그림책을 본다면 분명 여러분도 저와 같은 마음이 될 거예요.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김아롬/2024년 10월
글, 그림 : 서현
여덟 점 아담한 병풍 그림 ‘초충도’를 들여다보는데 풀에 붙어 있는 작은 집 하나가 보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그 안에 사는 작고 작은 벌레가 차를 마시며 들려준, 이상한 꿈 이야기입니다. 그림책작가모임 ‘바캉스 프로젝트’에서 시작된 그림책으로, 신사임당의 전칭작傳稱作인 <초충도 10폭 병풍>을 씨앗으로 삼았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눈물바다』 『커졌다!』 『간질간질』 『호라이』 『호라이호라이』등이 있고, 『호랭떡집』으로 2024 볼로냐 라가치 코믹스 스페셜 멘션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