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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옆집 가게가 문을 닫았습니다
오늘도 옆집 가게가 문을 닫았습니다
  • 저자 : 부자형아 지음
  • 출판사 : 모모북스
  • 발행연도 : 2024년
  • 페이지수 : 204p
  • 청구기호 : 813.7-ㅂ942ㅇ
  • ISBN : 9791190408585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곽기용

 

드물게 그런 날이 있다. 다가와주길 기다리는 것보다 밥 한 끼 같이 해요! 라고 먼저 이야기하는 날이.. 필자의 행동 중에 가장 드문 <먼저 나서서 이야기하기> 스킬이 발동되면 왠지 마음 편하고 먹기 편한 단골집으로 같이 갈 사람을 이끌게 되곤 한다. 최근 퇴근하고 오래 못 간 단골 칼국수집을 갈 기회가 생긴데다 지인이 근처를 지난다기에 얼씨구나! 하고 찾아간 단골집은 밤이었지만 손님은 우리뿐이었고 거의 8년을 알아온 주인 아주머니는 늘 그랬듯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장사 이야기, 아들들 근황 이야기를 신나게 나누는 우리를 신기하게 보는 지인도 잠시.. 이야기가 깊어지며 물가가 오른 것, 재료비가 오른 것, 몸이 안 좋다는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 그저 묵묵히 공감해 주고는 한다. <자영업> 그날 집에 돌아와서 자영업자에 대해 검색해 보니 5천만 인구 중 10% 가량인 500만 명은 자영업자고 대다수는 1년을 넘기지 못하고 폐업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랜 관계를 중시하는 필자로써는 계속 힘들다 힘들다 하다가 사라지는 자영업자들, 정확히는 단골집 사장님이 그만두실까 걱정이 깊어지는 밤이었다.

그 때문에 부자형아 저자의 <오늘도 옆집 가게가 문을 닫았습니다>를 소개하게 되었다. 사장 아주머니께서 오래오래 계시면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사심으로..! 책은 성실을 무기로 삼은 주인공 <수호> 가 직장인에서 프랜차이즈 반찬가게 사장으로 자영업에 뛰어들었다가 눈물 쏙 빼며 망하고 점차 단단해져 가는 이야기다. 주요 특징으로는 고구마를 먹다 채한 듯 답답한 상황들이 연속되며 매우 현실적으로 그려진다는 점인데 충격적인 갑질이 초반부부터 시작되어 세상살이가 참 만만차 않구나 하는 한숨을 독자들로부터 이끌어낸다. 아는 형을 통해 좋은 자리에 가게를 구하게 된 기쁨도 잠시 건물주는 월세를 올리고 화해 조서(3개월 동안 월세를 내지 못하면 나가는 것)를 수호에게 반강제로 작성하게 한다.

 

자기만의 사업을 시작할 기대로 꿈에 부푼 사장이라도 학을 때며 그만두고 싶어질 대목이다.

 

찾아보니 화해조서라는 것을 많이 작성하지만 비용은 5:5로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건물주는 수호가 다 내야 한다고 한다,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겠지만 어쩔 수 없다 수호는 힘없는 세입자일 뿐이다. 시작부터 로 출발하는 것이다.” (p.70)

 

서러운 을로써 눈 뜨고 코 베이지 않기 위해 수호는 열심히 노력하지만 가게 리모델링 공사부터 엄청난 액수의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이 대목은 1억이면 충분해! 5,000만 원이면 추가 비용 들 것 없어! 라는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홍보가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를 간접적으로 알려 줘 가슴 한 켠을 써늘하게 한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겨우 반찬가게를 시작하고 사람을 구해 잘 되나 싶던 찰나 이번에는 사람으로 인해 진통을 겪는다. 사장이 가장 무서워하는 말은 바로 직원의 <사장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가 아닐까?

 

"왜요, 불안하게! 무슨 일이에요?" "저 그만둬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사정이 좀 생겨서 예전에 운영하던 가게를 다시 해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해요." "아니 이제 두 달도 안 지났는데 그만둔다고요?" (p.104)

 

관리자, 즉 사장의 고충이 가장 적나라하게 나타나는 대목이라고 생각되었다. 끊임없이 문제가 터지지 않도록 고민하고 겁내야 하고 그러려고 일에만 집중하면 반대급부로 아끼던 가족, 부모, 자식 간의 관계도 점차 멀어져 간다. 결국은 모든 걸 잃어버리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암울함이 후반부를 지배하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해야 해? 라고 생각될 정도로.. 결국 시작은 <>을 위해서였지만 했지만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터진 문제를 수습하느라 다시 돈을 쓴다.. 결국 남는 게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러나 수호는 그 가혹한 시간을 겪으며 <자영업> 에 대한 현실을 깨닫는다.

 

자영업은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 직접 경험해 보니 책에서 알려주는 것과는 천지 차이였다. 책에선 항상 부지런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 매사에 열린 마인드로 성공을 생각하면 된다고 말이다. 하지만 턱도 없는 소리다. 그런 것만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p.164)

 

책은 자영업의 솔직한 현실을 이야기해 준다. 결코 장밋빛은 아니지만 오히려 믿음이 간달까?

필자 같은 이용자는 그저 맛있는 음식을 먹고 들어주고 격려하면 그만이지만 손님이 맛있는 음식을 먹도록 하기 위한 모든 과정에서 <사장님>의 고충이 아주 잘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더하지도 덜어내지도 감추지도 빼지도 않은 담담한 현실을 이야기해 주는 것 외에도 막바지로 갈수록 중요한 교훈들이 보인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한 문장은 <자영업은 최소 5년 이상을 바라보고 들어와야 한다. 진짜 수익은 보수적으로 5년 이상 운영해야 시작된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였다. 누구나 빠르게 돈을 벌고 싶어한다. 그러나 결국 지름길은 없다는 것!

 

회사에 지쳐 창업을 꿈꾸고 있거나 자영업을 시작한 사람들, 그리고 관심 있는 모두에게 권한다. 아프고 쓰라린 책이지만 주의할 점, <사장님> 콩깍지가 벗겨진 후 얼음장 같은 현실이 어떻게 다가올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열 명 중 한 명이 <사장님> 인 시대 시행착오를 줄이며 수익을 내는 사장님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한다.

 

 

저자 소개 (저자: 부자형아)

 

자영업자들의 이러한 현실을 생생하게, 그것도 소설로 풀어낸 작품이다. 부푼 맘으로 사업에 뛰어들지만 곧 깨닫게 되는, 만만치 않은 현실이 무엇인지를 주인공의 삶을 통해 독자들은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하지만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사업의 부정적인 면만을 강조하려는 것이 아니다. 자영업을 하고 싶다면 남다른 각오와 만반의 준비가 있어야 된다는 점을 예비 사장님들에게 명명백백 전하고 있다.

 

오늘도 수많은 가게들이 새로이 문을 열고 또 수많은 가게들이 폐업을 한다. 각자 나름의 이유로 사업에 뛰어들었겠지만 목표는 단 하나, 오래도록 가게를 유지하고 많은 돈을 버는 것이다. 이 책이 그러한 꿈을 마음에 품은 이들에게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1 코로나가 바꿔 놓은 일상

2 우리도 대출받아서 장사 한번 해 볼까?

3 봄바람 타고 온 설렘

4 대출과 부동산

5 눈 뜨고 코 베이는 세상

6 사람이 전부다?

7 기대에 부푼 나의 꿈

8 나도 이제 사장님

9 세상 물정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

10 이게 말이 돼?

11 세상은 알 수 없는 시간의 연속

12 불효자가 되긴 싫다!

13 광복절 특사

14 ! 마이스?

사장님은 슈퍼맨

16 악플과 컴플레인

17 통신대란

18 예상치 못한 라이벌

19 아파도 쉴 수 없는 사람

20 눈물의 크리스마스

21 소귀에 경 읽기

22 으악! 폭탄이다!

23 합리적 의심

24 약육강식의 세계

25 올 것이 왔구나

26 나무와 열매

27 아프니까 사장이다

28 싼 게 비지떡

29 기적의 10

30 이상한 여행

31 나비효과

32 장사와 권리금

33 새로운 출발

34 직장인 vs 자영업

35 선물과 가족

36 정말로 무서운 세상

37 실패해도 괜찮아

38 ! 필승코리아

39 입원

40 이별과 만남

41 적자생존

42 노하우

43 갑과 을

44 객기

45 약정과 위약금

46 착각

47 철거와 폐업

48 폐업 그 이후

 

전지적 와이프 시점 #1 새로운 시작

전지적 와이프 시점 #2 걱정

전지적 와이프 시점 #3 복직

전지적 와이프 시점 #4 실망

전지적 와이프 시점 #5 희망

 

부록 자영업자들의 솔직한 이야기

자영업 인터뷰 1 개인 카페(20년 개업)

자영업 인터뷰 2 배달 전문 떡볶이 프랜차이즈(2021년 개업)

자영업 이야기 3 스터디카페(2018년 개업)

자영업 이야기 4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2022년 개업)

자영업 이야기 5 무인 카페(2023년 개업)

 

에필로그 -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