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손지현
《시간을 팝니다, T마켓》은 시간과 자본의 관계를 독창적인 설정으로 탐구하는 경제 소설이다. 작중에서는 시간을 T, 주인공을 TC(Tipo Corriente=보통 남자), 돈을 $로 표현한다. 주인공 TC는 40세의 평범한 회사원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적두개미'의 생식체계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제약으로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TC는 주택담보대출을 갚기 위해 많은 $을 벌어야 하고, 이를 위해 35년의 T를 필요로 하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TC는 T를 판매해서 $를 벌겠다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그는 5분의 T를 담은 플라스크를 $1.99에 판매하게 되는데, 이 상품은 사람들에게 짧지만 달콤한 T를 제공하여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소비자들은 이 5분의 T를 통해 작은 여유를 즐길 수 있게 되고, 플라스크는 사회 전반에 퍼지게 된다.
“이 플라스크에는 소비자가 사용하고 누릴 수 있는 5분의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플라스크를 열기만 하면 5분은 소비자의 것이 됩니다. "즐거운 시간을 누리세요!“ (p.72)
그러나 곧, 일주일의 T를 담은 플라스크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회사들의 업무가 마비되고, 사회는 점점 더 큰 혼란에 휩싸인다. 하지만 TC는 이로 인해 막대한 $을 벌게 되었고, 야심을 더욱 키운다. 이제 그는 5분이나 일주일이 아닌, 무려 35년의 T를 담은 컨테이너 특허 신청을 내기에 이른다. 시간적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들은 집($)을 팔아서라도 이 시간을 손에 넣으려 하고, 결국 많은 이들이 시간을 소유하게 되지만, $이 바닥나면서 경제 활동이 멈추고, 국가 경제 체제마저 무너지고 만다.
이 장면은 현대 사회에서 집값이 지나치게 비싸고 노동에 비해 받는 보상이 적어 집을 사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시간과 자본 간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하며, 시간과 자본이 조화를 이루어야 사람들이 안정된 경제적 생활과 개인적 목표를 포기하지 않고도 행복한 삶을 달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 체제는 $뿐만 아니라, 여러 노동자들의 T에 의해 지탱된다. 단순한 오락을 넘어, 현대 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다루며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 작품은 독자들이 시간의 가치와 노동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 시간, 노동, 자본 간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이들 간의 균형이 어떻게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으로, 시간의 소중함과 노동의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해보길 원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저자 소개 (저자: 페르난도 트리아스 데 베스)
현대사회의 인간다움을 고민하는 경제학자. 경제와 사람을 떨어질 수 없는 관계로 보고, 경제 시스템하에 현대인이 겪는 소외와 해결책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하고 있다.
스페인 에사데(ESADE) 비즈니스스쿨과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 및 MBA 학위를 받은 만큼 본체는 경제학자이지만, 매일 글을 쓰는 작가이기도 하다.
마케팅 리서치 및 컨설팅 회사 살베티&롬바르트(Salvetti&Llombart)의 공동 설립자로서, 휴렛팩커드, 메르세데스벤츠, 소니 등 전 세계 유수의 기업과 함께 일했으며, 다양한 기업체에서 강의하고 있다. 시대가 요구하는 창조적 정신과 혁신에 대한 메시지를 통해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노력한다.
주요 저서로는 72개국에서 번역 출판되어 500만 부 이상 판매된 세계적 베스트셀러 『행운(La Buena Suerte)』과 필립 코틀러와 공동 저술한 『라테랄 마케팅(Lateral Marketing)』, 『이기기 위한 혁신(Innovar para Ganar)』을 비롯해 창업자의 주요 실패 요인을 연구한 『창업자의 검은 책(El Libro Negro Del Emprendedor)』 등이 있다. 다양한 영화의 시나리오의 작가이자 감독으로서도 활약 중이며 그의 에세이와 소설은 4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 출판되었다.
♣ 목차
읽기 전에 | 시간은 돈이다
C1 | 누가 내 시간을 사 갔을까?
C2 | 이 회사를 그만두겠습니다
C3 | 5분의 자유, 단돈 $1.99입니다
C4 | 시간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C5 | 다시 일자리를 구해야 할까?
C6 | 이대로만 가면 백만장자?!
C7 | 1분도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게!
C8 | 신상품을 발표하겠습니다
C9 | 돈으로 자유를 살 마지막 기회!
C10 | 누구도 시간을 빚지지 않았습니다
결말 | 새 화폐가 만들 두 가지 세상
인물 후기 | 어떤 나라의 보통 사람들
저자의 말 | 시간과 돈의 새로운 공식
역자 후기 | 여전히 시간을 빚진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