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쌓는 사람은 꽃과 강이 있는 한적한 숲이 마음에 들어요. 그런데 갑자기 강아지가 나타나더니, 곧이어 멧돼지와 고양이도 나타났어요! 아무도 없는 자연 속을 즐기던 담쌓는 사람은 동물들을 피해 담을 계속 쌓아요. 어라, 그런데 담을 계속 쌓다 보니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담 속에서 답답하고 외로움을 느낀 담쌓는 사람은 어떻게 될까요?

이 책을 읽으면 담쌓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생각하게 돼요. 아무도 없는 고요한 장소를 찾아다니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동물들을 모두 쫓아내는 담쌓는 사람은 어쩌면 많은 사람들 속에서 상처받은 사람일지도 몰라요. 혹은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불편해하는 사람일 수도 있죠. 하지만 그런 담쌓는 사람에게 동물들은 끊임없이 다가가요. 담쌓는 사람에게 쫓겨나면서도 그가 쌓은 담 옆에서 담쌓는 사람이 나오기를 기다리죠.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돼요. 하지만 모든 사람과 잘 지내기는 어려워요.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과의 교류를 끊고 혼자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외로움에 잠식되어 쓸쓸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 거예요. 주위를 둘러보면 나와 함께하길 기대하는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어요. 그들의 관심과 진심을 외면하지 말고, 먼저 손 내밀어 준다면 더 큰 세상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담쌓는 사람은 자신이 만든 견고한 담을 뚫고 자신을 기다리는 동물들이 있는 숲속에서 잘 살 수 있을 거예요. 담쌓는 사람이 기회와 행운을 놓치지 않는 현명한 사람이라면요!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김지현